카를라크 : 이 돌대가리들 상대하고 김 빼는 기분도 나쁘지 않네.
불이 생각보다 더 오래 유지되더라고.
윌 : 어떻게 그런 열기를 견디는 거지?
카를라크 : 들려? 지옥심장이야. 날 지옥처럼 뜨겁게 불타오르게 하지. 아베르누스를 떠난 후부터 조금 과하게 뛰는 것 같아.
당분간 정비공을 만나기는 어려울 테니까, 달아오른 열기를 최대한 방출하고 있어. 진정시킬 방법을 찾아 볼 테니까, 그전에는 너무 가까이 오지마.
윌 : 대체 어쩌다 지옥 심장을 가지게 된 거야?
카를라크 : 내가 고통을 잘 견디거든. 그리고 엿 같은 두 상관 때문에.
근데 비극적인 사연을 풀어놓기엔 아직 너무 이른 것 같네. 흉터를 보여주는 건 좀 미뤄두자고. 최소한 그 비극에 대해서 절실해진 다음으로 말이야.
그동안 내 심장을 손볼 수 있는 기술자를 최대한 빨리 찾아봐야 겠어. 이거 진짜 말도 안되게 뜨겁거든.
그 "팔라딘" 놈들하고 처음 맞붙었을 때, 이 근처에 지옥 정비공이 있다고 들었어. 티플링이라고 하던데. 찾아낼 수만 있다면, 그 녀석이 심장의 안정성을 되찾아 줄 수 있을지도 몰라.
윌 : 혹시 다몬 이야기인가? 티플링 무기공말이야.
카를라크 : 흠, 무기공이라고? 녀석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번 만나봐야겠네. 정비를 좀 받으면 이 녹슨 심장에 큰 도움이 될 거야.
목표 : 티플링 대장장이 다몬이라면 카를라크의 심장을 손봐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윌 : 그 기계말인데, 가슴 안에 있는 게 전부가 아니라, 불타고 있기까지 하다고?
카를라크 : 그게 문제지. 아베르누스를 떠난 뒤로 너무 빨리 돌아가고 있거든.
윌 : 어쩌다 가슴에 그런 기계를 달게 된 거야?
카를라크 : 기간? 10년. 장소? 발더스 게이트라는 작은 마을. 영웅? 카를라크. 전부 줘서 잃을 것도 없는, 바깥도시 출신의 시원찮은 범죄자.
그저 죽지 않으려고 돈 벌 방법이나 찾던 아이였을 때, 잘못된 무리에 휩쓸렸어. 그땐 그 사람을 정말 많이 존경했거든. 근데 그게 주는 대로 돌아오진 않더라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나서, 놈은 나를 자리엘한테 팔아 넘겼어. 자리엘 알아? 아베르누스의 그 대악마?
그년은 기계심장을 내 가슴에 넣은 다음 일을 시켰어. 그, 전쟁터에 보냈지. 살아남는 방법은 진작 배웠고, 악마 죽이는 건 심장 도움을 많이 받았어.
그렇데 10년을 보냈어. 그게 내 사연이야.
윌 : 널 자리엘한테 넘긴 상사가 있다고 했잖아. 그게 누구였지?
카를라크 : 고타쉬라는 남자야. 정치가이면서도 발명가이기도 해. 권모술수가 능한 데다 오지랖은 또 엄청 넓은 남자라고 할 수 있지.
내가 너무 순진했어. 고타쉬가 벌이는 일들이 깨끗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가끔은 과거의 내가 부러워. 그때는 내가 천하무적인지 알았거든.
윌 : 그 지옥 심장이 너한테 뭘 해주는데?
카를라크 : 에너지, 힘을 줘. 근데 너도 봤으니까 알 거야. 이거 다루는게 보통 힘든게 아냐.
조금만 흥분해도… 그러니까 화날 때, 긴장할 때, 기쁠 때, 심지어 유혹받을 때도 난 뜨겁게 타올라. 누구든 가까이 오기만 해도 태워버릴 정도로 뜨겁게.
윌 : 많이 억눌려 있었던 모양이네.
카를라크 :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애쓰는 편이지. 지금도 계속 생각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노력은 하고 있어.
언젠가는 이 지옥의 물건을 전부 수습하고, 몸을 식힌 다음에,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거야.
물론 그게 오늘은 아니지만!
윌 : 그 "팔라딘"은 이제 신경 안 써도 되잖아. 다음은 뭘 할 생각이지?
카를라크 : 우선 이 심장을 손봐야 해. 위력은 여전한데, 지옥에서 나온 뒤로 안전성이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야.
네 말대로라면, 이 근처에서 지옥 정비공을 찾는 게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 같아.
레이젤 : 카를라크는 대단해. 분노하는 모습이 정말 경이로워.
섀도하트 : 카를라크 성질머리 한 번 대단하네. 성격 죽이고 조심하는 게 좋을텐데. 안 그럼 그 분노가 육체까지 삼키며 타오르고 말걸.
카를라크 : 레이젤, 넌 검의 해안에는 처음 와 보는 거야?
레이젤 : 응, 여긴 뭐랄까…… 활기가 넘치네…. 기스양키 원판에 적힌 것보다 더……
카를라크 : 빌더스 게이트에 가면 눈 뒤집히겠네. 거기서 평생 살고 싶어질 걸.
섀도하트 : 둘 다 죽은 지 한참은 지난 것 같은데.
윌 : 장비는 아직도 쓸 만할 지 몰라. 이렇게 썩히기엔 아깝지.
카를라크 : 이… 꽃, 잎사귀, 풀…… 정말 최고야.
섀도하트 : 난 도시에서 자랐어. 그래서 바닥에 풀이나 낙엽이 있는 곳은 익숙하지 않아. 도시 바닥은 보통 자갈이거든.
카를라크 : 아베르누스에 가기 전까지는 나도 너랑 비슷한 곳에서 자랐어. 역시 발더스 게이트가 최고야, 그렇지?
섀도하트 : 뭐, 기억은 전혀 안 나지만…….
미조라 : 윌, 못된 아이였구나.
말 안 들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잖아.
카를라크 : 미조라. 자리엘의 개.
미조라 : 난 "옹호자"라는 말을 더 좋아해. 발음이 좋거든.
미조라 : 요즘 말을 참 안 듣던데, 윌. 아무래도 목줄을 조여야겠는걸.
우린 거래했잖아, 윌. 근데 카를라크가 아직 살아있네?
카를라크 : 미조라, 이 개똥만도 못한 년아. 적어도 개똥은 나중에 파묻기라도 하지.
미조라 : 어머, 숙녀가 상스럽게. 그건 그렇고, 카를라크……
…자리엘이 안부 전해달라더군.
윌 : 내 목표물은 괴물이라고 했잖아. 카를라크는 괴물이 아니야.
미조라 : 귀여워라. 강아지가 짖는 법을 배웠나 보네.
G조항 9호. "대상은 지옥 생물, 마귀, 심장이 없는 대상, 영혼이 없는 대상으로 제한한다."
카를라크는 조건에 부합해, 강아지. 내 말 믿어.
상당히 반항적이었어. 그리고, 그런 태도는 바로잡아야지. 더 정확히 말하자면…
* 당신은 아베르누스의 화염으로 불타고 있습니다. 디스의 번개가 당신의 살을 관통합니다. 당신의 영혼은 지옥의 각 층을 지나며, 그 사이의 정수와 고통을 머금습니다. *
미조라 : 좀 낫네.
윌 : 빌어먹을,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미조라 : 약속을 어겼으니, 대가를 치른 거지. 너도 계약 내용은 잘 알잖아.
그 새로운 모습에 적응하렴, 강아지. 돌아갈 수 없으니까. 나조타도 되돌릴 수 없는 마법은 있어.
그럼. 그 소중한 검이 사라져 버린 변경의 검이 어떻게 될 지 지켜보겠어.
카를라크, 네가 잘 좀 지켜봐 줄래?
난 널 지켜볼테니까.
미조라 : 아, 그리고 윌? 잊지마. 우리 계약은 아직 유효해. 그럼, 안녕.
목표 : 미조라의 계약을 어긴 벌로 악마의 형상이 되었다. 지옥으로 추방되지 않은 걸 다행이라 여겨야겠다. 그나마 살아는 있으니까…… 아직은 말이다. 다음에 미조라가 또 어떤 요구를 해올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카를라크 : 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 너떻게 날 위해서 이런 일을…
누가 날 위해서 목숨을 거는 게 얼마만인지 몰라. 이걸 어떻게 갚아야 하나.
윌 : 난 그냥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내 검은 괴물을 노리는 검이고.
카를라크 : 날 있는 그대로 봐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나도 네 진짜 모습을 본 것 같네. 넌 영웅이야.
너와 함께 여행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해, 윌. 비록 겉보기엔 악마처럼 보일지 몰라도, 너처럼 고귀한 자는 만나본 적 없어.
윌 : 그런데 미조라와 아는 사이 같던데. 어떻게 아는 사이야?
카를라크 : 우리 둘은 자리엘의 심복이었어. 미조라는 자의로, 나는 타의로 된 거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나는 자리엘에게 그렇게 중요한 존재도 아니었어. 아, 물론 나한테는 지옥 심장이 있기는 하지. 그런데 자리엘 부하 중에 나보다 센 녀석들도 꽤 있었거든.
그런데 자리엘은 날 특별히 아꼈어. 뭐, 어린 아이가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느낌인 거지. 다만 미조라는 그걸 질투했던 거야.
미조라 녀석, 자리엘이 날 추적하라고 명령했을 때, 엄청 기뻤을 걸.
윌 : 왜 네가 그렇게 탈출하고 싶어했는지 알겠네.
카를라크 : 말도 마. 싸움, 혼돈, 배신…… 좋은 종연의 조건은 다 갖추고 있었지. 다만 내가 그 연극의 배우가 되고 싶지는 않았을 뿐이야.
윌 : 그나마 추가적으로 널 해치라는 명령은 안 했으니 다행이지.
카를라크 : 뭐, 좋은 소식이라고 봐야겠네. 안 그래? 어쩌면 자리엘도 다른 녀석 괴롭히느라 정신 없는 걸지도 모르지.
윌 : 미조라가 계속 널 쫓을까?
카를라크 : 모르겠어. 다만 미조라가 한가하게 계속 날 쫓지는 않을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야. 악마들은 자존심 빼면 시체라고.
아스타리온 : 내 감상이긴 하지만, 새로운 모습이 더 멋진걸. 사연이 있어 보이잖아.
레이젤 : 변경의 검이 악마의 모습이 되다니. 얼마나 역설적인지 얘기하고 싶지만, 입만 아프겠군.
그래도 그 옹졸한 후견자에게 반항하다니, 변경의 검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배짱이야.
게일 : 너 얼굴이 좀…… 그래도 살아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 뿔이 있든, 없든. 감사할 일은 많다고.
야영지에 악마가 있는 것도 나쁘진 않아. 하루도 심심할 날이 없을테니까,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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