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6절 - 한고비를 넘기고 ]
[ 쥐라 ]
마리 앙투아네트
――후우.
자, 여기까지 도망쳤으면 괜찮으려나?
마슈
닥터?
닥터 로망
응, 반응은 이미 사라졌어.
덧붙이자면, 거기서 가까운 숲에서 영맥의 반응이 확인되었어.
마슈
알겠습니다.
잔느 씨, 그리고…… 마리 씨?
마리 앙투아네트
마리 씨라고요?!
마슈
시, 실례했습니다.
그게, 저기――
마리 앙투아네트
실례가 아니에요, 아주 기뻐요!
지금의 그 호칭, 귀가 튀어나올 만큼 귀엽다고 생각해요!
부탁이에요, 이국에서 오신 멋진 분!
앞으로도 그렇게 불러주실 수 없을까요……?
마슈
아, 으음…….
미스 마리, 라든가 마드모아젤 마리……는 안될까요?
마리 앙투아네트
안 돼.
절대 안 돼요.
마리 씨가 좋아요!
양을 부르는 것 같으니!
리츠카
그건 '메리'가 아니었던가…….
어쩄든 잘 부탁해, 마리 씨.
마리 앙투아네트
네! 네네네!
처음 뵙겠습니다, 마리 씨입니다!
이야기가 잘 통하는 여자분은 매력적이지요.
맞춰 보겠어요.
당신, 엄청 인기가 많지 않나요?!
마슈
………………마리 씨.
얘기 좀 해도 될까요?
마리 앙투아네트
아, 미안해요.
나 좀 봐, 혼자 들떠서는. 창피하게.
그래서 무슨 이야기였지요?
마슈
이 근처의 숲에서 강한 영맥이 탐지되었습니다.
거점으로 삼기 위해 그곳으로 갔으면 합니다만…….
여러분, 문제없습니까?
마리 앙투아네트
물론 상관없어요.
괜찮은가요, 아마데우스?
아마데우스
나에게 의견을 구해 봤자 소용없다니까.
네가 좋을 대로 해, 마리아.
잔느
알겠습니다.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슈
그러면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도록 하죠.
마슈
……아무래도 영맥에 무리를 짓고 있는 몬스터가 있는 것 같군요.
쫓아 버리겠습니다!
마슈
……그러면 소환 서클을 확립시키겠습니다.
다 빈치
여어, 너희들.
15세기 프랑스 여행은 만끽하고 있어?
그러면, 바로 이번 강의를 시작하도록 하지.
이번에는 서번트의 카테고리에 대해서.
소환할 수 있는 서번트는 대부분 7개 클래스로 분류돼.
세이버, 아처, 랜서, 라이더, 버서커, 캐스터, 어쌔신.
각 클래스에는 상성이 있어.
예를 들어 세이버는 랜서에, 랜서는 아처에, 그리고 아처는 세이버에 강하지.
라이더는 캐스터에, 캐스터는 어쌔신에, 그리고 어쌔신은 라이더에 강하고.
그리고 버서커는 모두에게 강하지만 공격당할 때는 모두에게 약해.
말하자면 가위바위보 같은 먹고 먹히는 관계지.
적 서번트와 싸울 때에 꼭 체크하도록.
물론 일부 서번트는 이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지만 말이야.
다 빈치
그 설명은 다음 기회에 하도록 하고.
좋아, 서클 설치완료.
그러면 좋은 여행 되길!
마리 앙투아네트
한숨 돌렸고 하니, 제대로 자기소개를 하도록 하겠어요.
마리 앙투아네트
제 진명은 마리 앙투아네트.
클래스는 라이더.
어떤 사람인지는, 여러분의 눈과 귀로 천천히 알아가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소환된 이유는 유감스럽게도 불명입니다.
왜냐하면 마스터가 없으니까.
아마데우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나도 마리아와 마찬가지야.
왜 내가 불려 왔는지, 애초에 내가 영웅인지도 전혀 실감하지 못하겠어.
확실히 나는 위대하지만, 그렇다고 해봤자 수많은 예술가 중 한 사람에 불과한데…….
뭐, 음악을 위해 마술도 약간의 소양을 쌓기는 했지만, 그건 악마가 연주하는 소리에 흥미가 있었을 뿐.
마슈
저는 마슈 키리에라이트입니다.
데미 서번트이며, 진명은 아직 모릅니다.
이쪽은 리츠카.
저의 마스터입니다.
리츠카
하이요.
마리 앙투아네트
어라, 재밌는 인사네요!
하, 하이요! 방가방가!
으음. 리츠카 씨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 같은데……
좀 더 서민의 기분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요……
마슈
선배…… 이상한 인사 가르치지 마세요.
마리 앙투아네트
아, 알았다
상대에게 어리광 부리는듯한 기분이 중요한거구나!
저기저기, 아마데우스.
하이요!
아마데우스
하이요! 좋네, 마리. 앞으론 이걸로 부탁해!
100년의 사랑도 확실히 식을 것 같아!
마리 앙투아네트
……우우.
미안합니다, 리츠카 씨.
하이요는 꽤 자극적이지만 눈물을 삼키고 봉인해야겠어요.
아마데우스가 기쁘다는 것은 숙녀가 쓸만한 단어가 아니라는 거겠죠.
아마데우스
아, 그만둬 줘. 그런 이야기는.
마치 내가 품위 없는 얘기를 좋아하는 변태 신사처럼 보이잖아.
마리 앙투아네트
몰라요.
당신, 음악 이외에는 전부 어린 아이나 마찬가지잖아요.
리츠카
그럼 다시 제대로 인사할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아마데우스
그래, 잘 부탁해.
같은 비전투 계열이니 사이좋게 지내자고.
마슈
그리고 이쪽이――
마리 앙투아네트
잔느.
잔 다르크군요.
프랑스를 구하기 위해 일어선 구국의 성녀.
생정부터 뵙고 싶었던 분 중 한 명이에요.
잔느
……저는 성녀가 아닙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네, 당신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다들 알고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적어도 당신의 삶은 진실했어요.
그 결과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 당신을 칭송하고 동경하며 잊지 않는 거죠.
잔 다르크, 오를레앙의 기적의 이름을.
잔느
…………………….
아마데우스
뭐, 그 결과가 화형이었고, 저 용의 마녀이기도 하지만.
좋은 점만 보는 건 마리아의 나쁜 버릇이야.
그렇지 않나, 잔 다르크?
너의 인생에는 약간의 변조가 있어.
"완벽한 성인"이라는 말을 듣고 상처 입는 건 다름 아닌 잔느 자신이야.
잘 들어, 마리아.
너는 늘 타인을 너무 띄워 주는 경향이 있어.
가끔은 상대를 야단치거나 부정하는 것도 중요해.
마리 앙투아네트
그, 그런 건 아마데우스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아!
아니, 매일 당신이 말하고 있잖아!
이, 이러면 되는 거지?
이 음악밖에 모르는 바보! 인간 쓰레기!
음계 말고는 욕정할 수 없게된 1차원 페티즘!
그렇게 악보가 사랑스러우면 그냥 음표가 되는 게 어때?!
아마데우스
……내가 말해 놓고 좀 뭐한데, 너에게 매도당하니 뭐랄까, 참으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솟아나는군.
그건 그렇고, 하려면 할 수 있잖아!
그런 느낌으로 잔느에게도 한 방 먹이도록 해.
더 빨리, 더 강하게, 더 신랄하게!
네가 결점이라 생각한 걸 바로바로 쏟아내는 거야!
마리 앙투아네트
Non. 그건 무리야, 아마데우스.
당신 같은 인간 쓰레기에게는 결점밖에 없지만, 잔느에게는 결점이 없는걸.
아마데우스
――――진심이야?
이건 중상모략이라고.
너는 그 정도로 잔 다르크를 좋아했었구나.
마리 앙투아네트
좋아한다기보다는 신앙이지.
그리고 약간의 꺼림찍함.
……작은 스푼 한 술 정도의 미안함.
어리석은 왕족이 품은, 성녀에 대한 죄책감.
잔느
……마리 앙투아네트.
당신의 말을 들으니 기쁘군요.
하지만 그렇기에 고백합니다.
생전의 저는 성녀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저 자신이 믿은 것을 위해 깃발을 휘둘렀고, 그 결과 자기 손을 피로 더럽혔습니다.
……물론 그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 결과 이단심문으로 탄핵당한 것도―― 저의 죽음도.
하지만 너무 많은 피를 흘렸습니다.
시골뜨기 계집애는 자신의 꿈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꿈의 종착점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낳을지, 그때까지는 상상도 하지 않았습니다.
후회는 없지만, 두려움을 품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이 저의 가장 큰 죄입니다.
제가 성녀라고 불린 것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입니다.
그런 계집애를 성녀라 부르는 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그렇구나.
저기, 성녀가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면 나는 당신을 잔느라고 불러도 될까?
잔느
……아, 네. 물론입니다.
그렇게 불러 주시니 어쩐지 반갑네요.
마리 앙투아네트
다행이야.
그러면 당신도 나를 마리라고 불러 줘.
당신이 성녀가 아닌 평범한 잔느라면, 나도 왕비가 아닌 평범한 마리가 되고 싶어.
저기, 부탁이야, 잔느.
나를 마리라고 불러 볼래?
잔느
아, 네.
그러면 사양 않고…….
고마워요, 마리.
마리 앙투아네트
나야말로 기뻐, 잔느!
그리고 미안해.
내 의견만 밀어붙여서.
당신은 스스로에 대한 답을 잃어버리고 말았구나.
아무 것도 모르던 그 시절의 나와 마찬가지로.
그렇다면 스스로 찾아낼 수밖에 없어.
나는 잔느를 마음껏 편애하고 싶지만, 꾹 참고 조용히 있겠습니다!
일방적으로 믿는 것이 아니라, 지원한다!
이게 여자친구들의 마음가짐이지? 아마데우스!
아마데우스
그렇지. 괜찮지 않을까?
여자친구들의 마음가짐이라니, 달콤한 울림으로 채워져가는 것이, 아주 공허하네.
마슈
우리도 믿고 있습니다.
그렇죠? 마스터.
리츠카
물론이지.
잔느
……후후, 감사합니다.
든든하네요.
마리 앙투아네트
봐요, 우리에게 이끌려서 또 뭐가 온 것 같아요!
아마데우스
아니, 너희에게 이끌려 온 게 아니라고 봐.
그건 됐고, 빨리 정리하고 하던 얘기를 마저 하자고!
마리 앙투아네트
――이야기는 잘 알았습니다.
프랑스는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가 위기에 처했군요.
형태는 다를지언정, 이 또한 성배전쟁이라는 이야기인가요…….
아마데우스
마스터 없이 소환되었다는 시점에서 위험한 소리밖에 나지 않았지만, 이건 예상 이상이군.
그때 상대했던 서번트는 합계 다섯 기.
마슈를 포함하면 전부 아홉 기인데, 너무 많지 않나?
마슈
이미 일곱 기의 법칙은 무너졌습니다.
……무제한인 것은 아닙니다만.
서번트의 수가 일곱 기를 넘는다 해도 결코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열다섯 기의 서번트가 싸운 흔적도 있는 모양이니까요.
마리 앙투아네트
아, 알았다!
저는 알 것 같아요, 여러분!
이렇게 우리가 소환된 건――
영웅처럼 그 사람들을 타도하기 위해서예요!
리츠카
아마도 그렇겠지.
마리 앙투아네트
네, 맞아요!
저는 이 세계에서 간신히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은 기분이 들어요!!
리츠카
하지만 의외로 그들과 마찬가지로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서일지도?
마리 앙투아네트
Non, Non, Non♪
그건 아니에요, 리츠카 씨.
왜냐하면 저, 생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모두가 매우 좋은걸요!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서라면 이런 감정 같은 거 필요도 없고, 소환될 영령 중에서 가장 거리가 먼 걸요.
아마데우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좋지만, 마리아.
상대는 두말할 것 없는 강적이라고.
마슈와 리츠카, 잔느는 전투에 익숙하다고 해도, 나하고 넌 땀을 흘리는 타입이 아니야.
머릿수는 그렇다 쳐도, 전력의 차이는 절망적이란 말이지.
마슈
……그렇지요.
블라드 3세에다 엘리자베트 바토리.
한 사람은 영웅으로, 또 한 사람은 살인귀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이니…….
또 한 사람, 세이버인 듯한 사람은 마리 씨의 지인인 것 같았습니다만…….
마리 앙투아네트
……그렇지요.
만약 그 여자가 나를 안다고 한다면……
슈발리에 데옹이 아닐까 싶어요.
확증은 없지만.
닥터 로망
슈발리에 데옹…….
루이 15세가 세운 정보기관, '세크레 드 루이'의 공작원―스파이―야.
동시에 군 소속의 용기병, 최고 특권을 지닌 특명 전권 대사이기도 해.
……그 여자, 아니, 그 남자인가……?
마리 앙투아네트
그건 사소한 문제랍니다.
먼 세계의 마술사 씨.
저하고는 전성기가 엇갈렸지만, 그 멋진 용모는 변하지 않았더군요.
닥터 로망
그런가…….
그 여자가 우리 편이 되어 주면 좋겠는데…….
잔느
그건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룰러의 클래스 능력인 진명간파는 상실했습니다만, 그래도 보고 알아차린 것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 사람들은 "광화"를 부여받은 것 같습니다.
속성이나 전설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포우
뀨우우우우…………
닥터 로망
성배의 힘이겠지.
미쳐 날뛴 일화가 없더라도 영웅에게 버서크 속성을 부여할 수 있는 건가…….
마리 앙투아네트
으으음.
성배를 얻으려고 싸우는 것이 성배전쟁인데, 상대는 이미 성배를 손에 넣고 있다니.
너무 불공평하잖아!
잔느
다만,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여기 두 분이 소환된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만, 성배전쟁이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성배를 차지한 승자가 존재한다.
이런 인과의 역전, 요컨대 버그 같은 상황에 성배 자체가 대항하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것은 상대가 강대하면 강대할수록, 그 반동도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마슈
……그렇구나.
요컨대 이 프랑스에는――
잔느
네, 그밖에도 마리처럼 소환된 서번트가 또 계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어머나……!
그렇다면 또 누군가 새로운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얘기네!
아마데우스
그것이 희망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말이야.
적이 늘어나기만 하는 결말도 가능하니까.
하지만 어쨌든 찾자는 건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될 수 있는 한 빨리 행동하는 편이 좋겠어.
저쪽 잔느 일행이 먼저 발견하기 전에.
잔느
그렇군요.
저는 서번트 탐지기능을 잃었으니까요.
현재로서는 로망 씨의 탐지 능력에 의지해야겠군요.
닥터 로망
응, 아무래도 룰러의 능력에는 못 미치겠지만, 서번트의 탐지범위를 웃도는 정도는 가능할 거야.
마리 앙투아네트
자, 그렇게 결정났으면 잠시 휴식을 취하죠!
다들 피곤할 테니.
마슈
그렇죠. 마스터, 잠시 쉬세요.
저희들이 망을 보고 있을 테니까요.
마슈
주변을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잔느 씨는 여기서 대기해주세요.
포우
포우, 포우!
잔느
…….
마리 앙투아네트
왜 그래, 잔느?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피곤한가?
잔느
마리……. 아니요.
피곤하지는 않습니다.
이래봬도 서번트니까요.
마리 앙투아네트
그러면 프랑스를 보고 의기소침…… 뭐랄까, 실망해 버렸어?
잔느
아니요, 실망하지는 않았습니다.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워요, 마리.
……하지만, 친숙한 도시가 불타고 있는 모습은 조금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마리 앙투아네트
……그랬지.
특히 당신에게 이 시대는 생전과 완전히 같을 테니.
내가 품은 감각과는 다른, 계속해서 이어지는 기억이구나.
……그래!
모처럼의 기회이니 이야기를 하자!
걸즈 토크!
잔느
……네?
마리 앙투아네트
어머, 이상한가?
하지만 나도 당신도 전성기로 소환되었어.
봐, 나는 한창 사춘기 때라니까.
연애나 사랑 이야기 같은 것에 죽고 못산다고!
잔느
아하하.
……모처럼 좋은 기회입니다만, 어렵겠네요.
자애는 알아도, 연애는 모릅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그럴 수가…….
그건 인생의 100%를 날리고 있는 거야!
지금이라도 안 늦었어.
사랑을 하는 거야, 잔느!
잔느
네, 기회가 된다면야.
그러는 마리는 연애를 해보셨습니까?
마리 앙투아네트
후후, 물론이지.
일곱 살 무렵, 프로포즈를 해준 남자아이를 사랑했지.
아마 그게 첫사랑이었을 거야.
그리고 열네 살 무렵.
결혼한 왕을 사랑했어.
잔느
열넷……!
다시 들으니 새삼 굉장하네요.
그 무렵의 저는…… 남녀 상관없이 어울리면 풀밭을 뛰어다니거나 일하거나 놀았던 것 같군요.
마리 앙투아네트
그것도 정말 즐거워 보이는, 부러운 삶이네.
어디라도 갈 수 있다니, 정말 즐거울 것 같아!
잔느
네, 확실히 그날들은 즐거웠습니다.
연애는 없었지만, 우정이 있었으니까요.
마리 앙투아네트
인기만점?
잔느
아뇨, 당시의 저는 짧은 머리여서 거의 남자애 취급이었던 것 같은――
마리 앙투아네트
아아, 서번트가 되길 잘했어!
설마 잔 다르크와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다니.
왕비가 되어서 좋은 점도 있네!
잔느
저야말로.
그 유명한 마리 앙투아네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서번트가 되어서 좋은 점도 있군요.
마리 앙투아네트
정상적인 성배전쟁이 아닌 것에 감사하게 되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느긋하게 이야기를――
잔느
……마리.
마리 앙투아네트
그래.
마슈
두 분 모두 죄송합니다.
적의 습격인 듯합니다!
잔느
역시 그렇습니까.
마리
어머나.
마슈
마스터를 깨우고 오겠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그러면 잔느.
이제부터는 서번트답게 싸우도록 하자.
용감하게, 엄격하게, 온 힘을 다해.
그렇지만 사랑스럽게, 연심을 품은 소녀처럼.
그것이 성녀도 아니고 왕비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와 너의 본바탕이라고 생각해
잔느
……저의 전투 방식은 화려함이나 우아함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지만 말이지요.
마슈
그러면 마스터, 지시를 부탁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자, 리츠카 씨.
모처럼 온 기회이니, 아까 발휘하지 못한 저의 힘을 당신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말괄량이라 죄송합니다.
유리 공예품처럼, 화려하게 춤추겠어!
닥터 로망
서번트를 탐지!
게다가 생체반응이 여러 개야!
마슈
……마스터!
리츠카
전투 준비!
마슈
네!
아마데우스
마음이 무겁군.
나도 감지해 버렸어.
귀가 너무 좋은 것도 생각해볼 문제야.
그렇다기보다, 이런 소리는 비명을 지르고 싶을 정도로 싫은데 말이지.
찢어지는 트럼펫 소리보다 불쾌하단 말이지, 적의에 찬 구두소리란 건.
마슈
이 거리에서도 알 수 있나요?
아마데우스
물론.
난 음악가란 이유만으로 서번트가 되었잖아?
대기를 흔드는 파장이라면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
예를 들면 캠프에서 잠을 자던 네 숨소리와 마리아의 숨소리.
양쪽 다 마음껏 감상했지.
물론 자는 숨소리뿐이 아니야.
더 미세한 생체음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뇌내기록―볼프강 리코더―에 녹음해 놨지!
마슈
윽…………!
서, 성희롱 서번트……!
마리 앙투아네트
미안해요, 마슈.
감독자로서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참아 줘요.
저 남자에게서 귀를 떼어내면, 변태성밖에 남지 않으니까요!
아마데우스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생물이란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더러운 존재라고.
그 진실을 마주해야 비로소 음악은 완성되지.
인생이란 더럽고 지저분한 것, 음악은 그것을 세정하는 행위다.
――어디 보자.
내 귀에 들리는 것은 다수의 발소리와 칼집에서 검을 빼는 소리.
참으로 촌스럽고 거칠군.
내 음악은 멍청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모처럼 여기까지 찾아왔으니까.
싸구려 즉흥곡이지만 사신의 노래를 들어라……!
마슈
남은 건 서번트 뿐입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다들 괜찮아요?
치료해야 할 상처는 없나요?
잔느
이쪽은 괜찮습니다.
마슈는?
마슈
괜찮습니다.
닥터, 아직인가요?!
닥터 로망
――온다, 준비들 됐어?!
버서크 라이더
……안녕, 여러분.
쓸쓸한 밤이네.
잔느
――당신은 누구시죠?
버서크 라이더
누구……?
그러게, 나는 누구일까?
성녀다워야 한다고 스스로를 단속했건만, 이 세계에서는 타락한 성녀의 심부름꾼이라니.
잔느
타락한 성녀…….
버서크 라이더
그래, 그 여자 때문에 이성이 날아가버려서 흉포해졌어.
지금도 충동을 억누르느라 필사적으로 노력중이야.
정말 곤란한 일이지.
그러니까 당신들의 기대는 고맙지만, 같은 편이 될 수는 없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당신들을 뒤에서 공격할지도 모르는 서번트가 같은 편이 될 수 있을 리 없잖아?
잔느
그러면 왜 우리 앞에 나타난 겁니까?
마르타
……원래는 감시하는 역할이었어.
그런데 마지막으로 남은 이성이 당신들을 시험해야 한다고 속삭이고 있어.
당신들 앞을 가로막는 것은 "용의 마녀".
궁극의 용종에 올라탄 재앙의 결정.
나 하나도 넘어서지 못한다면, 그 여자를 쓰러트릴 수 있을 리 없지.
나를 쓰러트려봐.
주저 말고 내 가슴에 칼을 꽃도록 해.
나의 진명은 마르타.
자, 너의 차례야.
대철갑룡 타라스크!
닥터 로망
마르타……. 성녀 마르타?!
다들 조심해!
그 여자는 예전에 기도만으로 용을 굴복시킨 성녀야!
그런 그 여자가 서번트라는 건――
버서크 라이더
내 시체를 넘어설 수 있을지, 판단하겠습니다――!
닥터 로망
드래곤 라이더다……!
버서크 라이더
……그래, 여기까지구나.
잔느
마르타, 당신은――
버서크 라이더
일부러 져 줬냐고?
그럴 리가 없잖아, 바보 같으니.
이걸로 됐어, 이걸로 된 거야.
나 참, 성녀에게 학살을 시키면 어떡하자는 건지.
……잘 들어.
마지막으로 하나만 가르쳐 줄게.
"용의 마녀"가 조종하는 용에게, 당신들은 절대 이길 수 없어.
그 용을 넘어서는 방법은 단 하나.
리옹으로 가.
과거에 리옹이라 불렸던 도시로.
용을 쓰러뜨리는 건 성녀도 아니고 공주도 아니야.
용을 쓰러뜨리는 건 엤날부터 "용살자―드래곤 슬레이어―"로 정해져 있어.
타라스크, 미안해.
……다음 번엔, 좀 더 정상적으로 소환되고 싶네.
- 마르타의 영기는 사라졌다.
잔느
……성녀 마르타조차 거역할 수 없다니.
마슈
소환된 서번트인 데다, 광화 되기까지 했으니 어쩔 수 없는지도 모릅니다.
원래대로라면 저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거예요.
그래도 마르타가 대화를 성립시킬 수 있었던 건, 그 보기 드문 극기심 때문이겠지요.
마리 앙투아네트
맞아요.
아주 온화하고, 동시에 거센 사람이기도 했어요.
나는 알 수 있어요.
저 사람은 철의 성녀.
무슨 일이든 마지막에는 주먹으로 해결하는, 금강석―에더먼트― 같은 사람이에요.
아마데우스
맞아, 맞아.
타라스크를 설교로 진정시켰다고 하는데, 사실은 힘으로 굴복시킨 게 틀림없어.
그건 그렇다 치고, 그 여자 덕분에 목적지가 정해졌군.
여행길은 서두르라는 말도 있잖아?
자, 리옹으로 출발하자.
마슈
……의외네요.
아마데우스 씨는 뭐랄까, 도보 이동을 싫어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마리 앙투아네트
어머, 아마데우스가 여행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어릴적부터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잖아?
아마데우스
……뭐, 여행이 익숙한 건 사실이지.
마리 앙투아네트
우후후, 두근거리기 시작했어.
리옹에는 뭐가 있을까?
누가 있을까?
어서요, 잔느.
같이 가요.
잔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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