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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오염도시 : 후유키 - 서장 / 제 3절 대교 조사 [FGO]

F/Fate

by 잇몸 2022. 10. 1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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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절 - 대교 조사 ]
[ 미확인 좌표 X - C ]

 


 

올가마리

잠깐 스톱. 도시 탐색을 시작하기 전에, 나한테 할 말이 있을 텐데, 리츠카.


리츠카
아뇨. 딱히 없는데요.


올가마리
……
정말로 기억력이 안 좋은 모양이네.

 

기억해 내세요.

관제실에서 있었던 일!

 

마슈
아, 선배, 그거요.
관제실에서 렘 수면을 취했던 일릴 거예요. 분명히.


가만히 집중하면 기억해 낼 수 있을 거예요.

그 일은, 그러니까――


 

마슈
늦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선배의 번호는…… 한 자릿수니까 맨 앞 줄이네요.
맨 앞줄의 빈 자리에 앉으시면 됩니다.
소장님의 정면이라니, 멋진 악운이군요.


올가마리
…………….


레프
잡담은 이쯤하는 게 좋겠군.
아무래도 벌써 시작한 모양이야.

올가마리
예정 시각을 지키지는 못했습니다만 전원이 다 모인 듯하군요.

 

특무기관 칼데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소장인 올가마리 아니무스피아입니다.

여러분은 각국에서 선발된, 혹은 우리가 찾아낸 희귀한 재능을 가진 인간입니다.
그 재능이란 영자 다이브가 가능한 적성을 말합니다.
마술회로를 지녔으며 마스터가 될 자격을 가진 자.


상상도 안 되는 일이겠지만 이제부터는 그 사실을 가슴에 새겨두도록 하세요.

당신들은 이제까지 전례 없는, 마술과 과학을 융합한 최신 마술사로 거듭나게 될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특별한 재능의 이야기이고, 여러분 자신이 특별한 인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가 같은 출발점에 선, 미숙한 신참이라고 생각하도록 하세요.


특히 협회에서 파견된 마술사는 학생시절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입니다만, 어서 생각을 고치시길.

 

이곳 칼데아는 저의 관할입니다.
바깥 세상에서의 가문이나 공적은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우선 명심해야할 점은, 저의 지시는 절대적이라는 것.
저와 여러분은 입장도 시각도 다릅니다.

 

다른 의견이나 반론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인류사의 수호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점을 자각하도록.


- 장내에 소란이 일었다.


올가마리
……소란스럽군요.

조금 전에 다른 의견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텐데요?

 

거기 있는 당신.

아까 지각한 당신 말이에요.
방금 이야기한 마음가짐에 대해, 뭔가 불만이라도 있나요?


리츠카
……음냐음냐.


올가마리
……어라.
……내가 헛것을 보고 있나……. 아니면 눈이 피곤한가…….
고개를 든 채로 잠을 자고 있다……는 건 아니겠지, 아무리 그래도…….

신입 (여성)
그게 무슨 소린가요, 얘기가 다르잖아요!
우리는 재능을 인정받아 선발된 전문가라고요!

제발 와 달라고 해서 이렇게 깊은 산속까지 찾아왔는데 절대 복종이라니, 지금 장난하는 거예요?!

신입 (남성)
맞아! 우롱하는 것에도 정도가 있지!
마술사에게 혈통은 가장 중요시 되는 요소인데, 그걸 무시하겠다니!


- 신입 요원들은 너도나도 하나씩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올가마리
정숙하세요! 사담은 그만!

그런 식으로 행동하니까 학생시절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겁니다!

 

저는 현재 상황을 타파할 최적의 답을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납득하지 못하겠다면 지금 당장 칼데아를 떠나세요!

 

그래봤자 여러분을 돌려보낼 교통편은 없지만 말이지요.
표고 6,000미터의 설산에서 맨몸으로 내려갈 기백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높이 평가해 드리죠.


- 그 말에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올가마리
좋습니다, 탈락자는 없는 것 같군요.


정말이지, 하찮은 일에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지 마세요.

우리가, 아니, 인류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고 이해해 줬으면 좋겠군요.

보세요. 저기 앉아 있는 저 사람을 본받으세요.
반론도 다른 의견도 없지요. 고분고분해서 좋군요.

……그러면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하겠습니다.
잘 들으세요. 바로 오늘――――


 

마슈
기억 나셨나요, 선배?


리츠카
……대충은.


올가마리
기억이 났다니…….

역시 제대로 듣고 있지 않았군요, 당신!

 

아아, 정말. 잠깐 그 자리에 앉아 봐요!
사태도 사명도 모르고 특이점에 오다니, 정말 말도 안 돼!

 

어쩔 수 없으니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잘 들어요. 우리 칼데아는――――


마슈
소장님, 이야기는 나중에 하시죠.
적성반응입니다!


리츠카
좋아, 나이스 타이밍!


올가마리
아, 잠깐――!
내 얘기를 들으라고―――!


 

올가마리
……후우, 수고했어요. 마슈 키리에라이트.
방해꾼이 사라졌으니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하겠습니다.


마슈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한다니……
아직 남은 이야기가 있나요, 소장님?


올가마리
있고 말고요! 리츠카!
기억이 안 난다는 소리는 하지 마세요!

설명회는 아직 반밖에 안 왔습니다!


아뇨, 그 다음이 더 중요했어요!
기억해 내세요, 지금 당장!

―억―해―내―세―!


리츠카
……난감한 사람이네.

 

닥터 로망
너무 그런 소리 하지 마.
소장의 긴 이야기는 나름대로 도움이 된다구, 리츠카 양.

너희 같은 마스터 후보들을 왜 칼데아에 모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설명이 될 거야.


 

올가마리
잘 들으세요.

바로 오늘, 우리들 칼데아는 인류사에 위대한 공적을 남기게 됩니다.

 

학문의 성립. 종교라는 발명. 항해기술의 획득. 정보 전달기술의 착안. 우주개발 착수.

그런 수많은 "별의 개척"에 뒤지지 않는, 아니, 모든 위업을 상회하는 위업.

문명을 발전시키는 한 걸음이 아니라 문명 그 자체를 수호하는 신의 한 수.

불안정한 인류의 역사를 안정시키고 미래를 확고한 결정사항으로 변혁시킨다.

영장류인 인간의 도리―――――

 

즉, 인리를 지속시키고 보장하는 것.

 

그것이 우리 칼데아의, 그리고 여러분의 유일하면서 절대적인 목적입니다.

 

칼데아는 지금껏 많은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과거를 관측하는 전뇌마 라플라스의 개발.
지구환경 모델 칼데아스의 투영.
근미래 관측 렌즈 시바의 완성.
영령소환 시스템 페이트의 구축.
그리고 영자연산기 트리스메기스투스의 기동.

이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칼데아에서는 100년 후까지의 인류사를 관측해 왔습니다.
미래예측이 아닌, 미래관측입니다.
천체를 관측하듯 칼데아는 미래를 지켜봐 왔습니다.

그 내용이 어떠한 것이든, 인류사는 100년 후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보증을 계속해왔던 것입니다.

머리 위를 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이것이 칼데아가 자랑하는 최대의 공적――――
고도의 마술이론에 의해 만들어진 지구환경모델, 저의 칼데아스입니다.

올가마리
이것은 행성에 혼이 있다고 정의하고, 그 혼을 복사하여 만든 극소형 지구입니다.

 

우리와는 다른 위상에 있기 때문에 인간의 지각과 지식으로는 상세한 상황은 파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표층에 있는 것, 대륙에서 보이는 도시의 불빛만은 전용의 관측 렌즈인 시바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그 상태를 100년 뒤로 설정해 두었습니다.

이 칼데아스는 미래의 지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칼데아스에 문명의 불빛이 들어와 있는 한, 인류사는 100년 후의 미래까지 약속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불빛이 있는 한, 도시에 인간이 살고있다는 것을, 문명이 계속되고 있음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만――――
레프, 렌즈―시바―의 편광각도를 정상으로 돌려줘.

올가마리
현재 상황은 이와 같습니다.

반년 전부터 칼데아스가 변색되어서, 미래관측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관측의 근거가 되었던 문명의 불빛.
그 대부분이 비가시 상태가 되어 버린 겁니다.


- 불안과 걱정이 관제실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올가마리
흠, 반응들이 좋네.

조금은 똑똑한 애들이 있는 것 같으니 다행이야.

 

그렇습니다.

불빛이 없다는 것은 문명이 두절되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극비사항으로서 비밀에 부쳐져있던 일입니다만, 이제 여러분에게는 알 권리가 있습니다.

 

관측 결과, 지구에서 인류의 불빛이 확인되는 것은 2018년까지――――

즉, 인류는 2018년을 기해 절멸한다는 것이 관측, 아니, 증명되고 말았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런 미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있어서도 안 되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경제붕괴도, 지각변동도 아닙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인류사가 두절된다니,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난 반년 동안 이 비정상적인 현상――――
미래소실의 원인을 규명했습니다.


현재에 이유가 없다면, 그 원인은 과거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라플라스와 트리스메기스투스를 사용하여, 과거 2000년까지의 정보를 샅샅이 뒤졌습니다.

지금까지의 역사에 없었던 것.
지금까지의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던 이물질을 발견하려는 시도였죠.

 

그 결과, 마침내 우리는 새로운 이변을 관측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곳――――

 

올가마리
공간특이점 F.
서기 2004년, 일본의 어느 지방도시입니다.

 

이곳에서 2017년까지의 역사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관측할 수 없는 영역"이 발견되었습니다.

칼데아는 이것을 인류절멸의 원인이라 가정했고, 영자전이레이시프트실험을 UN에 제안하여 승인을 받았습니다.

 

영자전이레이시프트란 인간을 영자상태로 만들어 과거에 보내 그 시기의 사상에 개입하는 행위입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과거로의 시간여행입니다만,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우수한 마술회로를 가졌으며, 마스터 적성이 있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여행입니다.

그건 그렇고――――여기까지 설명을 들었으면 알 수 있겠지요.
여러분의 역할은 이 특이점 F의 조사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의 일본으로 전이해서 미래소실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것을 파괴한다.

 

이것은 전례가 없는 작전입니다.
그곳에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각국에서 선발된 여러분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상층부에서는 한시라도 빠른 원인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낭비할 시간은 없습니다.

 

지금부터 1시간 뒤에 첫 레이시프트 실험을 실시합니다.
가상훈련은 이미 충분하겠죠.

 

제 1단계로, 성적 상위자 8명을 A팀으로 구성해서 특이점F로 보냅니다.

후발대에게는 전달하지 않은 사항입니다만, A팀은 칼데아에서 선발된 마스터 적성자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한 달 전부터 팀으로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 몫을 하는 한 사람의 병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요.


이 A팀이 먼저 가서 특이점F에 베이스캠프를 세우고, 뒤따라가는 여러분의 안전을 보증합니다.
B팀과 다른 팀들은 그 사람들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제2실험 이후의 순서를 준비하세요.

 

그러면 인간을 영자로 변환하여 과거로 전사하는 양자의 상자……
클라인 코핀의 개인등록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기기는 한 사람 당 하나씩 할당되므로 교체는 불가합니다.
각자 신중히 세심하게 다루도록 하세요.

 

B부터 D팀까지는 등록을 마치는 대로 코핀 내에서 대기.

A팀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합니다.

 

――――뭐 하고 있는 거죠?

해야할 일은 다 설명했을 텐데요.

 

마스터 적성자로서 소집에 응한 이상, 여러분은 이미 군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명령에는 복종한다. 어떠한 때라도 전투에 순응한다.

이런 걸 일일히 말하게 만들지 마세요.

아니면 아직도 질문이 있나요?

 

이봐요, 거기 있는 당신!

당신 말이야. 지각한 당신!

특별히 질문을 허락하겠습니다.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데, 뭐가 불만이죠?

리츠카
과거를 바꾸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올가마리
………….

당신 말이죠. '특이점'이라는 말을 듣고도 모르겠나요?

 

이번에 발견된 특이점은 이제까지의 관측기록에는 없던 것입니다.

요컨대 갑자기 나타난 구멍이나 마찬가지.
구멍 자체가 정상적인 시간축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2004년의 특이점은 과거와 미래로부터 독립되어 있어요.
논리적으로 앞뒤를 맞출 필요는 없다는 거죠.


보통의 시간여행보다 안정적으로 시프트가 가능하고, 그 어떤 개변이 일어나도 시간의 복원력덕분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이 특이점F는 인류사라는 드레스에 묻은 작은 얼룩 같은 것입니다.
존재하는 것 자체로 아름다움을 해치는 독.

여러분들은 이 독을 적출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인류사는 원래의, 예전부터 관측되고 있던 올바른 형태로 돌아갈 테니까.

……어이가 없네.

이렇게 초보적인 시공론도 모르는 사람을 보내다니, 협회는 대체 무슨 생각일까.
이번 작전은 관위지정, 마술세계에서 최대급의 의무와 마찬가지라고 진언했건만…….

 

뭐, 좋습니다. 당신은 어느 팀……
……잠깐만. ID 좀 보여 봐요.

뭐야, 이건. 배속이 다르잖아!
일반 협력자에다, 심지어 실전경험도 가상훈련도 안 받았다고?!

 

나의 칼데아를 무시하지 마!

너 같은 초보자를 넣을 자리는 어디에도 없어!

 

레프! 레프 라이놀!

레프
여기 있습니다, 소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그렇게 큰 소리로 부르시고.

뭔가 문제라도?


올가마리
문제투성이야, 언제나처럼!

그건 됐으니까, 이 신참을 1초라도 빨리 내 앞에서 쫓아내!


레프
아……. 그런 문제입니까.
하지만 소장님, 이 친구도 선발된 마스터 후보입니다.

분명 다른 사람에 비해 경험은 부족하겠습니다만, 그렇게까지 쌀쌀맞게 재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올가마리
아무 경험도 없는 초보자를 투입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나의 칼데아스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쩔 셈이야?!

 

됐으니까, 얼른 로마니 쪽에라도 맡겨놓고 와!
하다못해 최소한의 훈련이라도 받고 오도록!


레프
……으음. 이거 상당히 미운털이 박혔는걸.
하는 수 없지. 일단 명령에 따르도록 할까.

 

마슈, 리츠카 양을 자기 방으로 안내해 줘.

마슈
알겠습니다. 대화는 듣고 있었습니다.
선배를 방으로 안내해드리면 되는 거죠?


레프
미안해. 난 레이시프트 준비 때문에 같이 가줄 수가 없어.

 

뭐, 이번 실험은 2시간 정도면 끝나.
그 뒤에 방으로 찾아가도록 하지.


리츠카
고맙습니다.


레프
그런 말은 안 해도 돼.
자네는 정말로 운이 좋으니까 말이야.


마슈
그러면 선배, 이쪽으로 오세요.
선배용의 선배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마슈
이상입니다.

선배가 관제실에서 쫒겨난 경위, 기억이 나셨나요?


리츠카
생생히 기억났어.

올가마리
……뻔뻔스럽기는.

너, 얌전하게 생겨놓고 상당히 유들유들하구나.

 

아무튼! 중요한 작전을 앞둔 상황에서 얼마나 민폐였는지, 제대로 기억해냈겠지?!


닥터 로망
저기, 마리 소장님?

그건 트집이 아닐지…….


올가마리
트집은 무슨! 그 문답에 시간을 낭비하는 바람에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어졌다고!


마슈
네? 소장님은 다이브응 할 예정이 아니었으니 딱히 슈츠로 갈아입을 필요는 없었던 것 같은데……


올가마리
있었어! 있었다고!
작전에 대비해 특별히 주문했던 예장이!

……아, 정말. 아직 한 번도 못 입어 봤는데……

 

뭐, 그건 됐어.

어쩄든 너희들 마스터 후보의 역할, 그 책임과 의무는 잘 알았겠지?


그러면 리츠카. 정식으로 저의 호위를 맡기겠습니다.
전력을 다해 맡은 바를 완수하도록.

리츠카
옛썰, 알겠습니다. 위대하신 마리 소장님.
……하지만 소장님, 무리해서 캐릭터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니죠?


올가마리
이게 원래 모습이야!

아까까지는 당황했던 것 뿐이고!
너, 칼데아에 돌아가면 각오해!


마슈
……사이가 좋아 보이니 다행이네요.
그러면 새로운 적이 나타나기 전에 이동하죠.


 

올가마리
그건 그렇고. 당신, 서번트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지식은 있겠지?


리츠카
전혀 모르는데..


올가마리
역시. 어쩔 수 없네.

이동하면서 알려 줄게.

 

서번트라는 건 마술세계에 있어서 최상급의 사역마라 생각하면 돼.

인류사에 남은 여러 영웅, 위업, 개념.
그런 것들을 영체로서 소환한 게 서번트야.

 

실재했던 영웅이든 실재하지 않았던 영웅이든, 그들이 "지구에서 발생한 정보"인 건 같아.

영령소환이란 이 별에 쌓인 정보를 인류의 이익이 되는 형태로 변환하는 것.

과거의 유산을 현대의 인간이 사용하는 건 당연한 권리이고, 또 그 유산을 사용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 생물의 의무이기도 해.

 

알겠어? 네가 계약한 것은 그런 인간 이상의 존재이지만, 동시에 인간을 따르는 도구야.

그러니 그 칭호를 서번트라고 하는 거지.

신의 일원이라 해도 서번트는 마스터를 따르는 자일 뿐이니까.

마슈
소장님. 소장님의 생각은 너무 극단적인 것 같다고 제 세포가 항의하고 있습니다.


올가마리
……흥. 그렇다는 건 너와 융합한 서번트는 분명 「지(地)」속성의 영령이겠네.

과거의 영웅을 사역마로 삼은 것이 서번트,
그 존재와 계약을 하고 사역하는 것이 마스터.

그리고 서번트에는 일곱 개의 클래스가 있고, 영령들의 일화나 능력에 따라 변화해.

영령을 있는 그대로 영체로서 재현하기는 어려워.
인간 마술사는 리소스, 메모리가 부족해.

그래서 그 영령이 지닌 일부의 측면만을 고정화하는 거지.


그것이 바로 일곱 개의 클래스ㅡ

검사세이버, 창병랜서, 궁병아쳐, 기병라이더, 마술사캐스터, 광전사버서커, 암살자어새신.

 

어떤 영령이든 반드시 어느 하나의 클래스가 되어서 현현하게 되지.
그것이 서번트의 정체…… 영웅으로서의 이름, 진명을 숨기기 위한 보호장치이기도 해.


왜 진명을 숨기는가 하면, 영웅들은 워낙 강해서 유명하기 때문이야.

이를테면 그리스 신화의 아킬레우스가 있지.
아킬레우스는 무적의 육체를 가진 영령이지만, 그 약점은 너무나도 유명하잖아?

영령의 재현인 이상 약점도 물려받게 돼.
그래서 서번트는 클래스명으로 이름을 숨기는 거야.
정체가 알려지지 않으면 경력이나 약점이 노출되는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잖아?

그뿐만이 아니야.
진명을 숨기는 것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어.

서번트의 비장의 수단이자 진면목, 그 영령이 가진 기적, 존재가 결정화한 것. 그것이……

마슈
소장님, 즐겁게 이야기하시는 와중에 죄송합니다.
적성생물을 발견했습니다. 전투에 돌입합니다.


올가마리
힉?! 빠, 빨리 처리해버려!
나, 나는 숨어있을테니까!



올가마리
ㅡㅡㅡㅡㅡ.

 

 

닥터 로망
……모니터 너머에서도 느껴지는 이 긴장감…….

소장님은 여전히 기분이 별로인 모양이구나.


리츠카
별로 정도가 아니라 엄청 안 좋다고.

어째서 항상 화가 나 있는 걸까?

 

마슈
아니요, 소장님이 짜증을 내는 것에도 동정의 여지는 있습니다.
실례되는 말입니다만, 리츠카 선배는 칼데아에 대해서 너무 무지합니다.


리츠카
그, 그런가……?

분명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오기는 했는데……


마슈
정말 난감한 일이에요.

어쩌다 길을 잃고 흘러들어온 수준이죠. 거의 고양이나 다를 바 없어요.

 

뭐, 저도 비슷합니다만.

근무한 지 2년 남짓 되었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어쩌다 숨어 들어온 수준이죠. 거의 악어나 다를 바 없네요.


리츠카
그, 그렇구나.

하긴 악어는 아무 것도 모르겠지.


마슈
네. 저의 지식도 카탈로그에 실린 내용 정도입니다.
하지만 선배를 위해 복창하도록 하지요.

인리보장기관 칼데아.
정확히는 인리계속보장기관 피니스 칼데아.


인류사를 길게, 무엇보다 강하게 존속시키고자 마술, 과학의 구별 없이 연구자들이 모인 연구소이자 관측소.

마술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세계, 과학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세게를 관측하여, 인류의 결정적인 절멸ㅡ배드엔딩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공동으로 설립한 특무기관입니다.


리츠카
우와, 마슈는 아는 게 많구나.


마슈
네, 뭐, 대충 이 정도입니다.

포우
포우!


마슈
칼데아 설립을 위한 자금은 각국 공동출자였습니다만, 그 중 7할은 런던의 마술협회
아니무스피어 가문이 출자했습니다.
올가마리 소장님의 본가이지요.

칼데아는 연구시설이라고 되어있습니다만, 그 중요성 때문에 내부규율은 군대 못지않은 수준입니다.
몹시 엄격한 규율과 벌칙이 시행되고 있으니, 소장님의 횡포는 오히려 얌전한 편이라 할 수 있지요.

 

소장님은 악당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나쁜 사람입니다.
마음에 안 드는 직원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쫓습니다.

 

아, 아니, 글쎄요.

성격이 고약한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요?

……죄송합니다. 선배를 격려하고 싶기는 한데, 멋진 말 같은 것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포우
뀨, 응뀨, 뀨!


올가마리
꺄아아아아아아!?

잠깐, 뭐하는거야 너희들?!
뒤, 뒤쪽을 봐!

적, 적에게 발각되었잖아!

빨리 전투 준비를 해!


마슈
앗! 어느새 이렇게 가까이에……!
선배,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올가마리
하아…… 주위를 꼼꼼하게 살피라고.
로마니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해도 이곳은 특이점이야.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어.

 

자, 키리에라이트. 이쪽으로 와.
아까 조금 다쳤지?

그 정도라면 치료해 줄 수 있어.


마슈
아…… 네. 감사합니다, 올가마리 소장님.

닥터 로망
이거 참.

소장님도 차분한 상태에서는 의지가 되는 사람인데 말이야…….

 

리츠카 양, 나도 한 마디 할게.

소장님…… 올가마리도 입장이 좀 복잡해.


원래 마리는 너희와 마찬가지로 마스터 후보 중 한 명이었어.

그런데 3년 전에 전 소장님…… 마리의 아버지가 죽는 바람에 아직 학생이었던 마리가 칼데아를 이어받게 되었어.

그때부터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을 거야.
아니무스피어 가문을 짊어지게 되었으니까.


마리는 칼데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어.

그러던 때에 칼데아스에 이상이 발견되었지.

지금까지 보증되고 있던 100년 후의 미래가 보이지 않게 된 거야.


협회와 후원자들로부터 어마어마한 비난이 쏟아졌지.
"한 시라도 빨리 사태를 수습할 것"

그것이 마리에게 주어진 임무ㅡ오더ㅡ였어.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리에게는 마스터 적성이 없다는 사실도 판명되었어.

명문 중의 명문, 12로드의 일가, 마술협회의 천체학과를 관장하는 아니무스피어 가문.
그 당주가 마스터가 될 수 없다니, 보통 스캔들이 아니었겠지?

얼마나 많은 험담이 오갔을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아.

그 목소리는 마리 본인의 귀에도 들어갔겠지.

 

그런 상황에서도 마리는 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
최근 반년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지.
실제로도 상당히 무리하고 있어서 멘탈케어를 위해 들러줬으면 하는데,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는 모양이야.

 

그래서 소장님의 심신은 늘 긴장 상태야.

너를 박대하는 건 너를 싫어해서가 아냐.


리츠카
알고 있어.

마리 소장님은 나쁜 사람은 아냐.



닥터 로망
그렇게 말해준다면 나도 기뻐.

 

아, 하지만 소장은 나쁜 사람은 맞아.
하지만 악당이라든가 잔인하다든가 쓰레기라든가 인성이 파탄난 게 아니라는 건 내가 보장할 수 있어.
원래는 굉장히 진지한 사람이니까.


리츠카
그리고, 어쩐지 재밌어서.


닥터 로망
너 진짜 못됐구나!


아, 그래도 이해는 해.

어떤 기분인지 조금은 알아.

소장은 온실 속 화초같은 아가씨니까. 매사에 솔직하다고 할지, 때 묻지 않았다고 할지…….

 

하지만 본인 앞에서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돼.

완전히 찍혀버리고 말거야.

 

아무튼 지금 믿을 수 있는 건 너희 세 사람밖에 없어.

다투지 말고, 사이좋게 계속 조사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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